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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조국 무혐의" 대검 간부에 수사팀 공개 항의

신임 반부패부장 '무혐의' 주장에
다수 검사들 모인 자리서 작심비판
친문 라인·수사팀 갈등 수면 위로
21일 인사 앞두고 내부대립 증폭

  • 오지현 기자
  • 2020-01-19 19:58:13
  • 사회일반 2면
[단독] '조국 무혐의' 대검 간부에 수사팀 공개 항의

[단독] '조국 무혐의' 대검 간부에 수사팀 공개 항의
심재철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단독] '조국 무혐의' 대검 간부에 수사팀 공개 항의
양석조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

지난 18일 저녁, 윤석열 검찰총장과 다수의 검사가 배석한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검 반부패·강력부 수석 검사인 선임연구관(차장급)이 부서 수장에게 조국 변호인이냐며 항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기소를 앞두고 부임한 대검 간부가 조 전 장관에 대해 무혐의 의견을 밝혔다는 ‘작심 폭로’가 나온 것이다.

이날 서울 강남구 서울삼성병원 장례식장에 한 대검찰청 간부의 장인상 빈소가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윤 총장을 비롯해 구본선 대검 차장 등 휘하 간부와 조 전 장관 일가 사건을 수사한 서울중앙지검의 송경호 3차장검사, 허정 반부패수사3부장,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 등이 자리했다. 새로 대검에 전입한 심재철(51·사법연수원 27기) 반부패·강력부장(검사장급)과 지방으로 좌천된 박찬호 제주지검장(전 대검 공공수사부장), 문홍성 창원지검장(전 대검 인권부장) 등 추미애 법무부 장관발(發) 인사로 운명이 엇갈린 이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사건은 자정이 다 될 무렵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이끈 대검 반부패·강력부 선후배 사이에서 일어났다. 일가 수사를 맡아온 양석조(47·29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직속상관인 심재철 검사장에 분통을 터뜨린 것. 양 선임연구관은 심 검사장을 지목해 “조국이 왜 무혐의냐”고 큰소리로 항의했고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한 심 검사장은 장내 소란이 가라앉기를 기다린 후 자리를 떴다. 조 전 장관을 재판에 넘긴 수사팀 관계자들도 양 선임연구관의 말을 거들었다. 자리를 비웠던 윤 총장은 이를 목격하지 못했고 이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 선임연구관은 한동훈 부산고검 차장(당시 반부패·강력부장)과 함께 지난해 8월27일 대규모 압수수색을 필두로 시작된 조 전 장관 일가 수사를 지휘했다. 이달 13일자로 부임한 심 검사장은 검찰총장과 서울동부지검장이 참석한 회의에서 “조 전 장관은 무혐의”라는 의견을 공공연히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추후 재판에서 무죄가 나올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수사검사들의 반박에 밀리면서 검찰은 17일 조 전 장관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했다는 혐의(직권남용)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전 장관은 이미 공직자윤리법 위반, 뇌물수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으로 지난달 31일 재판에 넘겨진 상태다. 그럼에도 수사 지휘부인 심 검사장이 ‘무혐의’ 의견을 개진하자 대검에서는 “검사가 아닌 ‘조국 변호인’이 왔다”는 이야기까지 나돌았다.

일각에서는 양 선임연구관이 총대를 메고 후배들에게 ‘메시지’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으로의 검찰 수사에서 ‘인사 카드’를 비롯한 정권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수사 결과만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검사의 항명은 대부분 직을 던지는 방식으로 표현돼왔으나 이제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수사로 말해야 한다는 검사들의 목소리가 드러나기 시작했다는 해석이다. ‘친문(친문재인)’ 검사 측과 청와대 수사팀 간 갈등이 표면화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추 장관 부임 이후로 이 같은 분위기는 어느 정도 예견돼왔다. 송 차장검사는 16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주재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윤 총장의 취임사를 읽으며 “국민이 부여한 권한은 특정세력을 위해 쓰여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다. 또 현 정권을 정면 비판하며 사직한 김웅 법무연수원 교수의 사직 글에 검사 3분의1이 동조 댓글을 다는 등 일선 검사들의 ‘검심(檢心)’도 윤 총장 쪽으로 흐르고 있다.

이 지검장은 법무부 검찰국장으로 근무하며 직접수사 부서를 대폭 축소하는 직제개편안을 만든 뒤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그는 이날 윤 총장과의 불편한 만남을 피하려는 듯 이른 저녁에 빈소를 방문한 뒤 돌아갔다.

법무부 대변인 출신인 심 검사장은 서울남부지검 1차장검사로 근무하다 대검으로 자리를 옮겼다. 추 장관 국회 인사청문회준비단 대변인을 맡기도 했다. 반면 양 선임연구관은 중앙지검 3차장,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등 정권 인사를 수사했던 특수부장들과 함께 ‘인사 대상 1순위’로 거론된다. 윤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일 때 특수3부장으로 일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국정원 특활비, 사법농단 사건 등 ‘적폐 수사’를 맡은 ‘윤석열 사단’으로도 꼽힌다. 법무부는 20일 차장·부장 등 중간간부 승진·전보인사를 위한 검찰인사위원회를 개최한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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